자연의 원리

연 정(軟情)

함미호 2010. 11. 27. 14:02

차가와지면

물은 얼어 얼음이 되고

빗물은 얼어 눈송이 되어 분분이 날린다.

연이다.

세상 모든 만물을 꽁꽁 얼게 만든다.

차가운 계절이요 겨울이라 표현한다.

콩은 연하다.

콩을 불려 맷돌에 갈아

끓인후 비지를 건져 내고

소금보다 더 강한 간수를 넣으면

콩보다 더 연해져 응결한다.엉겨 붙는다.

초두부가 생겨난 후에 한 자루에 담아

맷돌 얹어 놓으면 두부가 만들어 진다.맛이 연하다.

차가운 날 일수록 뜨거운 초두부를 훌훌 먹으면

뱃속이 뜨거워져 추위를 금새 잊는다.

콩을 가마솥에 삶아 다 익은 후에

절구에 쿵 쿵 찧어

네모 반듯한 메주를 빚는다.

굳은후 짚으로 산내끼를 꼬아

열십자로 엮어 매 달아 놓는다.

마르고 말라 쩍쩍 갈라지면

그 사이로 푸른 곰팡이가 생긴다.

꼬랑내가 방안을 진동 시킨다.

돌덩이 같이 단단해진 메주를

장도리로 부셔서 장을 담근다.된장을 담근다.

날이 차가와질수록 된장국 내음새는 식욕을 돋군다.

날이 더 차갑고 찬바람이 옷속을 스밀 때

팔 팔 끓는 된장찌게를 겨우내내 먹으면

콩의 연한 기가 온몸에 가득차여 차가운 계절도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꽁꽁 얼음이 얼어도 된장으로 뜨겁게 달구어진 아랫배이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열기가 피어 올라 손 발로 이어진다.

된장의 위력이요 조상님들의 지혜다.

된장의 정기가 차였나 안차였나는

아랫배를 손으로 만져보아

아랫목처럼 뜨거우면 기가 차인 것이고 동상에 걸리지 않고

윗목처럼 미적지근하면 부족한 것이니 손발이 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