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마당2008. 9. 10. 19:34

가을이 익어 가네요.입추에서 처서가 지나고 백로가 지나니

벼가 고개 숙이고

으름이 실처럼 벌어져 익어가고

고추는 더욱 매워지고

날씨도 아침 저녘으로 싸늘해지고 한낯에만 따가웁고

산천초목이 가을소리를 내고

갈소리인 바스락소리

사르락 사르락 벼가 부딫치는 소리

볏잎이 단단해지고 누래지고

바람도 선선해지고 만물이 정리되느라 여간 바쁘지 않습니다.

때에 맟게 시절에 맟게 살아가는 소리죠.

7월 농부 8월신선이란 말이 제격입니다.하늘은 높고 푸르고 숨쉬기 편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처음 만나서 인연이 시작되고 인연이 꽃이 피고 인연이 열매열고 인연이 익어가고 인연이 정리되어 인연이 끊어지고 또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고를 반복합니다.

날은 하루요

달은 한달이요

년은 1년이지만

인연은 낳아서 죽을 때 까지 지속됩니다.단지 가까이 왔다가 실 끊어진 연만 남기고 갈 뿐.부모지연 부자지연 형제자매지연 혈연 학연 지연 밤하늘에 별들만큼이나 옷깃만 스치는 인연 인연들..

오늘 낙서장에 가을을 음미하며 인연을 나름대로 정리(整理)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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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함미호